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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

하워스 조디 (Haworth Zody) 체어 리퍼 후기- 160만원대 의자를 70만원에

의자 브랜드는 한샘과 듀오백만 알았다. 그나마 좀 검색을 해보니 시디즈와 퍼시스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디즈와 듀오백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자의 세계의 IT나 스니커브의 세계만큼이나 심오하고 넓었다.

 

식탁 의자에 오래 앉아서 일하다보니 어깨와 허리 통증이 생겼다. 몸은 점점 더 구부정해지고 조치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의자를 알아보던 도중 하워스 조디에 대해 알게 되었고, 총 비용 약 70만원에 160만원 가치의 의지를 얻었다.


의사모 리퍼받은 하워스 조디 체어 (Haworth Zody Chair)

코로나 19 & 재택근무

집에 사무공간이 없어서 거실 식탁에서 업무를 보다 보니 회의할 때 난감해진다. 해서, 작은 방에 책상을 부랴부랴 세팅하고 업무를 보았다. 한샘 식탁의자를 잘 활용해서 썼는데, 이상하게 왼쪽 어깨 근육이 계속 뭉친다. 잠깐이면 끝나겠다 생각하기도 했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지도 않아서 사무용 의자를 사는 게 사치같이 느껴졌다. 근데 3달 정도가 지나고 나서 보니, 뭔가 몸의 균형이 계속해서 깨지고 점점 더 거북이가 되어가는 나를 발견했다. 

 

의자 관심 시작

회사에서 수월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무 '환경'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소음은 집중을 흐트러트리지만 책상, 모니터, 의자 등이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 생각보다 업무에 수월하도록 세팅된 환경이었다.

 

회사에 출근하게 된 날 어떤 의자인지 살펴보니 시디즈(SIDIZ)였다. 의자가 얼마나 하겠어? 하고 가격을 살펴보니 시디즈 의자도 보통 30~40만원에서 비싼 의자는 70~80만원까지 나간다. 의자 브랜드라고는 듀오백 정도밖에 몰라서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계속보다 보니 '자왕TV'이라는 채널이 눈에 들어온다.

 

의자가 100만원이 넘어간다고? 하이앤드 의자 뭐가 다르지?

원래는 듀오백 의자 후기를 보려고 했는데, 퍼시스, 시디즈 중심으로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다가 허먼 밀러 (Herman Miller)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허먼 밀러 중에서도 '네이버 의자'로 잘 알려진 (뉴)에어론을 알게 되었다.

 

'의자가 170만원이나 한다고?? 도대체 뭐가 다르지? 헤드레스트도 없는데?' 

 

시디즈가 대장 의자인 줄 알았고, 맞춤식으로 불리는 사오체 (Size of Chair) 의자 정도를 알게 되었는데, 허먼 밀러와 같은 하이앤드 급 의자를 한번 보니 궁금증이 식질 않았다.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의자에 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서지는 않아서 브랜드 공부한 정도로 두고 30~40만원대 의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가격대를 정하고 나니 이런저런 후기를 검색하던 도중 구글 알고리즘이 이번에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하워스 조디 체어라는 브랜드의 의자와 아래 콘텐츠로 인도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디 체어는 'NC소프트 체어'였다.) 허먼 밀러와 비슷한 편안함을 갖은 제품으로 보이는데,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국내) 중고 시장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보였다. 

 

의사모 카페

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의사모를 카페도 알게 되었다 '~사모'라는 카페명이 뭔가 20세기 후반 감성이 나서 클릭을 주저했지만 들어가서 보니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보였다. 많은 작성자분들이 디스크나 거북목 등으로 인해 하이앤드급 의자를 사용하고 병이 나은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의자 대비 좋은 경험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병원로 나갈 비용을 미리 세이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하이앤드 의자를 사는 게 어쩌면 그 가치 합산은 비용 대비 이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 구매가 가치 소비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조디 체어 중고 구매기

카페에서 한 분의 도움으로 헤드레스트까지 포함된 제품 40만원 중고 매물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쪽지를 받고, 30Km 정도 되는 거리를 향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양품으로 보여서 신나서 갔다. 카페 글을 보았을 때 '비전문가가 보면 중고 의자 구분 잘 못할 겁니다.'라는 내용을 봤었으나 조디 중고 매물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달렸다. 거북이가 되고 있는 상황이 호전되길 바랐다.

 

내비를 따라 도착했는데, 내가 도착한 곳이 제대로 된 곳이 맞나 했다. 약간 시골 같은 곳에 완전 창고라서. 혹시라도 뭔가 봉변을 당하는 거 아냐? 하는 분위기가 압도했으나, 제품을 드디어 보았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그리고 의자에 실제로 앉아보고 이런저런 기능을 다 보았을 때는 '오호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비전문가라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그래도 도착했을 때 매물이 거의 없던 상황이라 일단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Smith S3 방문기

그리고 너무나 궁금했던 허먼밀러 뉴에어론과 몇 가지 하이앤드 의자에 직접 앉아보기 위해 분당의 Smith S3 매장으로 향했다. 스미스 S3에 도착해서 드디어 허먼밀러 뉴에어론에 앉아보았다. 

 

뉴에어론에는 앉아마자 붕 떠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건 뭐지?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체중이 고루고루 분산이 되면서 몸 전체가 편안한 느낌이랄까? 그 옆에 있는 유체어도 좋았는데, 허먼밀러 뉴에어론이 딱이었다. 주커버그가 앉아있는 그 미네랄 회색 색깔이었다.

 

12년 보증인 부분이 좋았으나 150 이상까지는 지를 용기는 없었다. 그리고 헤드레스트까지 했을 때 180만원 정도나해서 고민이 많이 되는 가격이었다. 아마도 가격이 100만원 초반이었으면 지르지 않았을까 싶은데, 조금 과한 가격 책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매장에서 200 ~ 300만원 정도의 의자도 앉아보았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편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체형마다 사람에게 맞는 의자가 있나 보다.

 

의사모 리퍼 후기

생각했던 예산으로 업어온 하워스 조디 체어. 집에서 실제로 앉아보니 정말 너무 편했다. 아 이게 고가 의자 틸팅감이구나하는 틸팅의 느낌도 받고, 비록 중고지만 새로운 의자와 함께 재택 근무를 시작하니 신기하게도 바로 그날부터 어깨 통증이 없어졌다. 

 

딱 한 가지 걸렸던 점은 아무래도 중고 제품인지라 청소를 한 번하고 싶었다. 바퀴(캐스터) 부분에도 먼지가 보이기도 해서 살짝 찝찝하기도 했다.

 

가입해두었던 의사모 카페에서 청소 서비스도 있다고 해서 청소만 받으려고 견적을 받다가 결국 전반적으로 싹 리퍼를 받기로 결심했다. 리퍼 견적을 하는 과정에서 골반 서포트 (Pelvic Support) 부분이 빠져 있는 것도 그제야 알았다. 이것 가격만 해도 eBay 기준으로 배송비 포함하면 3~4만원했다. 남양주에 위치한 스튜디오 도착해서 실제로 상담을 받아보니 연식이 꽤 있는 제품이었다.

 

분해 중인 하워스 조디 체어

5~6시간의 작업 끝에 조디는 아주 깨끗한 상태로 다시 태어났다. 좌판의 꺼짐은 살짝 있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한번 세척이 되었기 때문에 만족한다. 보강된 Pelvic Support는 꼭 필요한 장치였다. 허리와 하반부 지지를 훨씬 잘해줘서 한결 더 편해졌다. 부분 부분 기름칠도 되었고, 누가 어떻게 썼을지 모르는 찝찝했던 헤드레스트 가죽 부분도 새 걸로 교체되어 편하게 머리 뒤로 기댈 수 있게 되었다.

 

5~6시간을 거쳐 깨끗한 상태로 재탄생

 

리퍼를 해주신 의사모 Double P 님은 친절하셨고, 끝까지 잘 작업해주셨다. 

 

새로운 가죽으로 헤드레스트 리폼

 

찝찝함이 없어진 깨끗한 좌판과 메시 등판
새 캐스터로 교체되어 부드러운 움직임

결론

하워스 조디 체어는 정말 좋은 의자다. 중고로 구매했지만 아주아주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통 컴퓨터 책상의 높이는 73~75cm인데, 이 표준으로 설정되어 있는 높이가 높은 편이라 발 받침대를 놓고 조디 최고 높이로 맞춰 쓰면 아주 편하다.

 

리퍼는 아주 만족한다. 헤드레스트 후방 부분에 본드 부분이 지금 살짝 떨어졌지만 이 정도는 내가 보수할 수 있을 듯하여 괜찮다. 한 3~5년 쓸 비용을 리퍼비로 생각한다면 아깝지가 않다.